블로거들의 책 읽는 가을이 시작됩니다.-스쿠터로 꿈꾸는 자유 - 국내여행편 : 스쿠터 여행가 임태훈의 무모한 여행기
저자 : 임태훈
‘일상 자체가 긴 여행과 같다’고 생각하는 그는 수원에서 태어나 IMF 직전까지 부족함 없이 자랐다. 부모님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인한 가정의 불화와 잦은 전학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서 학기에 흥미를 못 느낀 그는 열여섯 살 때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서 검정고시를 통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자의 길을 걷게 되었고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몸만 간신히 뉘일 수 있는 고시원에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래의 자신을 위해 버텼다. 그러던 중 주변 분의 도움으로 지방 전문대 중국어학과에 진학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유학을 택한다. 북경에서의 2년 남짓 시간이 흐르고 중국어에 능통하게 된 그는 영어를 배우겠다며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국에서 대학민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오는 평범한 귀향 대신 스쿠터에 몸을 싣고, 2만km를 달려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한겨울, 그는 다시 스쿠터 위에 올랐다. 내 가족이 있는 대한민국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책소개
영국에서 2만㎞를 달려 고국의 땅 대한민국을 밟아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것으로 여러 언론에 주목받았던 임태훈이, 다시 스쿠터를 타고 대한민국을 여행했다. 그는 칠갑산, 담양의 죽녹원, 지리산의 노고단, 함양의 재래시장, 합천의 해인사, 창녕의 우포늪, 부산의 자갈치 시장, 울주의 간절곶 등을 여행하면서 버스나 기차를 탔다면 무심이 지나쳤을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일찍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혼자 세상과 맞닥뜨린 그는 살아남기 위해, 버티기 위해 버리고 묻어두어야 했던 감성들을 이번 여행을 통해 살며시 끄집어낸다. 또한 부산까지 가는 1000km가 넘는 길 곳곳에서 만난 처마 밑의 고드름, 재래시장의 국밥집, 수학여행 길에 들렀던 포항공단 등 이 땅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누구나 추억을 떠올릴만한 장소와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목차보기
잃어버린 빛바랜 유년
프롤로그_문을 나서는 순간, 여행은 시작된다
제1장 도시를 떠나며
제2장 나를 지나는 풍경
제3장 아날로그 속의 디지털 세상
제4장 자유를 찾는 여행
제5장 처마에 매달린 유년
제6장 인연
제7장 새로운 출발, 새로운 여행!
제8장 내 안의 과거를 걸으며
제9장 나를 이겨내는 일
제10장 해가 뜬다, 어둠을 뚫고
제11장 비상飛上
제12장 집으로 향하는 길
에필로그_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출판사 리뷰
세계를 누비는 두 바퀴 트렌드,
그 중심에 임태훈의 라이딩이 있다
오토바이는 이제 더 이상 배달과 폭주족의 상징물이 아니다. 불꽃을 튀며 밤거리를 종횡무진 하는 10대 청소년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스쿠터가 나오고, 출근길과 대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고유가 시대에 발맞춰 사람들의 경제적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문화 트렌드인 것이다. 이 문화 트렌드의 중심에 두 바퀴 라이딩으로 앞장서서 달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영국에서 2만㎞를 달려 고국의 땅 대한민국을 밟았고, 이어 다시 두 바퀴에 올랐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것만으로 여러 언론에 주목받았던 그가 바라보고 느낀 대한민국은 어떤 풍경일까?
스물셋, 세상과 만나고 소통하다
그가 만난 대한민국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그가 그동안 허기져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애정과 관심,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정(情)이다. 일찍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혼자 세상과 맞닥뜨린 그. 살아남기 위해, 버티기 위해 버려야 했고, 묻어두어야 했던 감성들을 이번 여행을 통해 살며시 끄집어낸다.
여행은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알았던 것을 다시 되새김질 해주기도 하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이 쏟아져 들어오기도 한다. 그는 두 바퀴에 앉아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느끼기보다 온몸으로 부딪히며 소통하고 있다. 그가 머문 시선은 떨어져 있는 가족에서 출발하여, 어머니 모교, 시장, 좀처럼 볼 수 없는 사람들의 뒷모습, 마주칠 수 없는 내 그림자, 어느 오래된 한옥, 생명, 소곤거림, 정성, 따뜻한 차 한 잔…… 등등 소외되고, 잊히는 것들과 만나고 있다.
잊히는 길에 관한 기록
부산까지 2주에 걸쳐 닿은 길
버스나 기차를 탔다면 무심이 지나쳤을 풍경 속으로 그는 들어간다. 칠갑산, 담양의 죽녹원, 지리산의 노고단, 함양의 재래시장, 합천의 해인사, 창녕의 우포늪, 부산의 자갈치 시장, 울주의 간절곶…… 그가 두 바퀴로 힘겹게 닿은 곳은 쉼표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긴 바퀴자국처럼 죽 이어져 있다.
고속도로를 타고 시원스럽게 내달리거나, KTX를 이용해 몇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 부산까지 2주일이라는 아주 느림의 시간으로 여행했다.
그에게 여행은 즐김이 아니다. 관광지나 명승지, 유명한 밥집 등을 소개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꽁꽁 얼어붙은 산길을 목숨 걸고 내달리는 것은 관광의 목적이 아닌 자신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대한민국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정(情)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위험한 라이딩에 불안과 무서움 보다는 스릴과 쾌감을 저자는 즐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대가 되면 성인의식처럼 치르는 것이 있었다. 무전여행(無錢旅行). 두 바퀴에 올라탄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80년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나던 무전여행이 떠오른다.
늦게, 시간이 걸릴수록 그는 추운 날씨와 상관없이 점점 훈훈해진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 얼어붙은 관계의 실핏줄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다.
부산까지 가는데 1000km 넘게 달렸다. 곳곳을 도는 동안 마주친 풍경들은 한곳도 빠짐없이 지난 시절을 상기시킨다. 임태훈이 바라본 세상은 마치 과거로 회귀하는 듯하다. 수도권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듯 지방 소도시들은 대부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의 카메라는 처마 밑의 고드름, 재래시장의 국밥집, 수학여행 길에 들렀던 포항공단 등 이 땅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누구나 추억을 떠올릴만한 장소와 풍경에 머무른다.